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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앞에서 울었던 날

— 의료인이 환자가 되는 아이러니 —​간호사 5년 차가 됐을 때,나는 드디어 결심했다.​이번엔 진짜 제대로 치료해보자.​이비인후과에 예약을 잡았다.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님 외래.기다린 지 한 달 만에 진료를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코 내시경을 했다.내가 스스로 시행하기도 하는 그 검사를 환자로 받으니 묘한 기분이었다.​"하비갑개 비대가 심하고,알레르기 반응도 있어요.비중격도 약간 휘었고요."​나도 그 모니터를 봤다.간호사 눈으로 보면 내 코 안이 왜 이렇게 힘든지 이해가 됐다.좁고, 부어있고, 점막이 예민하다.​치료 방법들을 설명해주셨다.그리고 덧붙이셨다.​"비염은 완치가 어려워요. 관리하는 병이에요."​비염은 완치가 어렵다.​이미 알고 있었다.간호사로서,비염에 대해 공부한 사람으로서,나는 이미 알..

비염일기 2026.04.17

응급실의 밤

— 야간 당직과 비염 발작, 그 조합 — 응급실 야간 당직은 비염인에게 특별한 도전이다.밤새 건조한 병원 공기 속에서,에어컨 바람을 맞으며,긴장 상태로 일하는 것.이 조합이 비염에 최악이라는 건 시작하기 전부터 알았다.​첫 야간 당직 날.저녁 7시에 출근해서 아침 7시까지 12시간 근무.​비염약은 출근 전에 먹었다.근무 중에 졸리면 안 되니까 졸음 부작용 최소화 버전으로.코 세척도 했다.식염수 스프레이도 가운 주머니에 넣었다.​완벽한 준비.​밤 10시쯤부터 비염이 슬슬 깨어나기 시작했다.​에어컨이 계속 돌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코 점막이 자극받는 거다.​자정이 넘어서 응급 환자가 들어왔다.빠르게 움직여야 했다.​내가 집중해야 하는 순간에 하필이면 코가 더 심해졌다.​"잠깐 화장실 다녀올게요."5분의..

비염일기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