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일기

나는 오늘도 치료 중이다

코맹맹이 솔이 2026. 4. 20. 22:04

— 35년간의 치료 편력, 그래도 포기는 없다 —

지금까지 내가 비염으로 시도해본 것들을 나열해볼게.

비염인들 중에 겹치는 게 몇 개나 되는지 세어봐요.

항히스타민제 (1세대, 2세대 다),

스테로이드 비강 스프레이,

식염수 코 세척 (닐 메드, 돌핀, 직접 만든 식염수 다),

코 스팀 흡입,

하비갑개 레이저 수술,

알레르기 면역 치료 주사 (3년 맞음),

한약 (두 번),

침 (세 군데 한의원),

비타민C 대용량,

프로폴리스,

꿀,

생강차,

공기청정기 (세 개 구매),

가습기 (네 개 구매),

특수 코 스트립,

비염 전문 병원 4곳,

한방 비염 클리닉 2곳.

 

어때요? 겹치는 거 있죠?

비염인들은 안다.

'이거 효과 있다더라'는 말에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게 되는지를.

비염 카페, 블로그, 유튜브, 주변 지인.

어디서든 '나는 이걸로 나았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바로 검색하게 된다.

그게 허황된 희망이 아니다.

그냥 낫고 싶어서다.

레이저 수술은 30대 초반에 했다.

하비갑개 점막을 레이저로 줄이는 시술.

시술 직후는 정말 좋았다.

코가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 이게 정상적인 호흡인가 싶었다.

처음 며칠은 행복했다.

두 달 뒤, 원래대로 돌아왔다.

"재발할 수 있어요. 레이저는 일시적인 효과예요."

이미 예상했던 말이었는데도 들으면 실망스러웠다.

알레르기 면역 치료는 3년을 했다.

매주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다.

알레르겐을 아주 조금씩 몸에 넣어서 내성을 키우는 방식.

이게 가장 근본적인 치료에 가깝다.

3년 동안 꽤 좋아졌다.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었지만.

비염 카페에 가입한 건 30대 중반이었다.

처음엔 정보 얻으러 들어갔는데, 나중엔 거기서 위로를 받았다.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구나.'

비염으로 힘든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그리고 다들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걸.

치료는 계속된다.

 

완치를 목표로 하지 않고, 최선의 관리를 목표로.

그게 35년이 지나고 나서 내가 도달한 결론이다.

포기가 아니라 전략의 변경이다.

이것도 일종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